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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AS

매미를 보는 소년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우연히 매미를 보았습니다. 너무나 이쁘게 생긴 매미는 키만 크고 볼품없는 고목에 붙어 있었습니다. 나뭇잎 하나 없는 볼품없는 고목. 소년은 매미와 그 볼품없는 고목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주위의 친구들과 나무, 풀 심지어 바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소년은 매미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매미는 그렇게 높게 붙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소년이 팔을 뻗으면 금방 잡을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소년은 매미를 잡기위해 소매를 걷어부치고 팔을 뻗었습니다. 그 순간 소년은 그 볼품없는 고목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매미마저 없어지면 너무나 외로울 고목의 고독함과 절망을 보았습니다. 갑자기 소년은 망설여지기 시작합니다. 매미를 가지고 싶었지만 그 볼품없고 불쌍한 고목에게 상처를 주기는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 한겨울에 매미는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자꾸 욕심이 납니다. 그냥 매미를 가지고 고목과 다시는 안만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소년은 자꾸 망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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