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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

ESKEY 유럽여행기 #7. 비오는 날의 베르사이유 궁전. [프랑스 파리 마지막편]

2003년 11월 26일 수요일. 흐리고 비 조금.

민박집에서 함께 머무는 사람들과 함께 베르사유 궁전(Chateau de Versailles)을 가는 날이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의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이 아름다운 파리에 머무는 날이다. 오늘의 아침식사는 계란국과 감자 소고기조림이었다. 물론 잘 익은 맛있는 김치와 함께. 여행하고부터는 아침을 많이 먹었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걸어다녀야 하는 체력을 위해서라도 아침은 든든히 먹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든든한 아침을 많이 먹고는 사람들과 함께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했다.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는 길. 고풍스럽다.



베르사유 궁전은 RER(프랑스 국철)을 타고 가는 곳이었다. 유레일 패스가 적용이 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되지 않는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말에 :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RER은 유레일 패스소지자의 경우 무료지만 RER을 타는 곳까지의 매트로 표는 사야한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우리는 표를 사야했다. 1유로가 아쉬운 대학생이었기에.

베르사유 궁전을 가기는 매우 쉬웠다. RER C5선을 타고 종점인 리브 고슈 역(Versailles Rive Gauche)에 내리면 걸어서 5분거리이다. 유럽은 모든게 다 돈이 든다. 우리나라는 공중 화장실이 무료이지만(그리고 화장실 수도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여기 유럽의 사정은 다르다. 곳곳에 있는 화장실은 모두 유료이고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싸게는 0.3유로에서 비싸게는 1유로 가까이 하기도 한다. 화장실 한 번 쓰는데 1000원이 든다면 난 차라리 사람들 눈을 피해 노상방뇨를 하겠다 -.-;



베르사유 궁전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셀프. 나 여기 왔소.


날씨가 매우 추웠고(오늘따라 약간의 비도 오고 대단히 춥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소변이 너무 급했다. 하지만 베르사유 궁전에 오는 분들은 걱정하지 말라. RER역에서 내리자마자 너무도 반가운 간판이 보인다. 맥도날드. 여기서는 굳이 사먹지 않더라도(유럽 전지역 가능)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많은 유럽 사람들도 그렇게 볼 일을 해결하므로 눈치보거나 그러지 않아도 된다. 모두 줄줄이 화장실로 직행하고는 시원~ 하게 볼 일을 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궁전으로 향했다 ^-^/

사실 프랑스에서 내가 가장 기대했던 곳이 바로 베르사유 궁전이었으므로 설레는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궁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이 시기는 정원에 들어가는 입장료가 무료라고 한다. 아마도 비성수기에다가 겨울이라 각종 정원들을 제대로 관리를 못하는 탓이리라. 본래 정원 입장료만 1인당 3유로나 한다고 한다. 궁전 속으로 입장하는 비용은 7.5유로. 하지만 이미 7.5유로의 가치가 없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궁전속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베르사유 궁전이랍니다^-^/ 멋지죠?



11월 하순의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은 너무도 쌀쌀하고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기대했던 화려함과 우아함은 이미 늦가을의 앙상한 나무가지와 보기 흉한 비닐로 싸버린 조각들에 사라지고 말았다. 한마디로 나에게 실망으로 다가온 것이다. 왜 지금의 정원이 무료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게다가 한두방울씩 떨어지는 비. 점점 빗방울은 굵어지고 바람도 제법 세다. 늦가을의 베르사유 궁전은 너무 추웠던 것이다.



정원. 그나마 괜찮은 부분을 찍었음. 봄이나 가을이면 무척 멋있을거 같은 예감.



분수대로 향하는 길. 우울한 날씨와 잘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



정원에 위치한 분수. 여러개의 아기천사 동상이 인상적이다.



기하학적 모양의 꽃밭과 아폴론의 분수. 여름에 하는 분수쇼는 매우 멋지다고한다.



기하학적이고 멋진 꽃밭을 배경으로 민기, 창호와 함께.



갈매기는 유럽 전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부산처럼 바다 근처에만 사는건 아닌가보다.



비오는 이 날, 애들도 소풍을 왔나보다. 각각의 표정이 무척 인상적이다.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은 채 그래도 이까지 왔으니 조금만 더 가보자는 사람들의 말에 정원 끝 쪽 산책로 비슷한 곳을 걸어갔다. 그러자 너무나 이쁜, 하지만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들만 남은 키 큰 나무들이 산책로를 따라 쭉 뻗어있다. 정말이지 여름에 숲이 우거져 있었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는 장관이었으리라.




셀프 : 멋진 산책로를 따라.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마차를 타고 관광을 할 수 있다. 가격은 좀 비쌈.

 

아쉽게도 날씨는 정말 여행하기에는 최악이었다. 너무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불고 게다가 비도 이제는 제법 내린다. 카메라 렌즈도 빗방울로 얼룩지고 옷도 많이 젖는다. 나는 물론이거니와 모두들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해서 별 미련 없이 모두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 이 베르사유 궁전은 아쉬움으로 남는 곳이었다. 정말이지 날씨 좋은 봄이나 가을이면 너무나 인상깊었던 장소였을텐데..ㅜㅜ



대운하에 떠 있는 많은 보트들. 타보고 싶었으나 비가 많이와서;;;

 

숙소로 돌아와 다음 일정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대한 간단한 우리만의 회의를 하고 조금 쉬기도 하면서 야간기차에서 먹을 것들을 사러 주변에 위치한 E.D. 를 찾았다. 아뿔싸! 우리가 왜, 왜, 왜 E.D.를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물가가 비싸다는 파리의 물가를 몸소 4박 5일동안 느끼면서 아랍인이 운영하는 구멍가게에서 샀던 1유로짜리 맛있는 쿠키를 먹고 싸고 맛있다고 감동했었는데, 오늘 가 본 E.D.에서의 그와 비슷한 쿠키는 0.43유로였다! 다른 것들도 정말이지 한국보다 더 싸다고 느낄만큼 저렴했다. 프랑스의 작은 E-mart라는 기분이 들었다 ㅋㅋ

우리는 여섯개들이 계란(1.04유로)을 사서 삶아가기로 하고, 1개에 1.17유로밖에 하지 않는 커다란 초콜릿빵(카스테라 비슷한것인데 길이가 40센티정도)과 약간의 과자, 1유로도 하지 않는 1리터들이 우유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갔다. 얼마나 싼가! 진작에 알았다면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었을텐데 -.-; 하지만 지금이라도 발견한게 어디야. 덕분에 앞으로의 여행에서 경비를 많이 줄일 수가 있었으므로. (각 나라별 싼 마트를 여행기를 쓰면서 소개할게요^-^/)

친절하고도 너무나 편하게 지냈던 '프랑스 하늘 민박'은 체크아웃을 하는 우리에게 저녁까지 제공해 주었다. 따끈따끈하고도 너무 맛있는 닭도리탕. 정말 잊지못할 저녁식사였다. (보통 1일 2식을 제공하는 민박집의 경우 추가로 식사를 할 경우 1인 1식당 3~5유로정도의 추가비용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체크 인 하는 날 1식을 먹었다면 체크아웃하는 날은 1식을 먹을 수 있고, 체크 인 하는 날 2식을 먹었다면 체크아웃 하는 날은 식사를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우리는 체크 인 하는 날 2식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아웃하는 날도 추가비용 없이 2식을 먹었으니 정말로 고마운 민박집이 아닐 수 없다.)

저녁 9시가 조금 넘자 우리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정들었던 민박집에서 나와야 했다. 모두들 현관까지 나와서 작별인사를 했는데 ㅠ.ㅠ 정말 아쉽다. 주인형들하고도 많이 친해졌는데. 과연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런지.

기차역에 도착한 우리는 밤 11시 17분 마드리드행 야간기차를 타고 스페인으로 행했다.



 




 ESKEY's ⓘ

* 베르사유 궁전(Chateau de Versailles, 전화번호 : 01-39-66-97-66)

5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 10월 부터 4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료 : A코스 - 자유견학. 왕과 왕비의 거처, 거울의 방, 17세기 역사관, 전쟁의 방 : 7.5유로 /  C코스 - 자유견학 + 가이드 투어. 루이 14세의 방, 황태자와 황태자비의 방 : 11.5유로 /  D코스 - 자유견학 + 가이드 투어. 루이 15, 16세의 방, 마리 앙뜨와네트의 방, 오페라극장, 샤펠 : 11.5유로.
RER C5선을 타고 종점인 리브 고슈 역(Versailles Rive Gauche)에 내리면 걸어서 5분거리. 박물관 카드(Carte Musee)소지자는 B2입구를 통해 줄서지 않고 바로 입장가능. 여기서는 'no photo' 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 프랑스의 매우 저렴한 마트  E.D.

프랑스의 비싼 물가가 느껴지지 않는 매우 저렴한 마트이다. [어:데] 라고 읽으며 각종 생필품과 식료품이 모두 있는 실속있는 마트이다. 매우 싼 마트이므로 사람들의 손이 많이 간다. 따라서 유통기한과 제품파손의 정도를 확인 후 구입할 것. 변질된 제품이나 파손된 제품은 바로 교환, 환불 가능.




* Written, Photograghed and Edited by ESKEY
Sony cybershot DSC-F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