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익근무시절에 있었던 이야기다. 시청 민원실 복도에서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나이는 5~6세정도? 커다란 눈망울과 검은 눈동자가 너무나 이쁜 그 아이를 기분좋게 바라보고있었다. 여자아이도 날 보고는 쑥스러운지 고개를 돌리고는 또 살며시 날 바라본다. 난 그게 재미있어서 계속 아이를 보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또 내 눈을 피하고는 잠시후 다시 날 쳐다보고 또 피하고, 쳐다보고..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엄마가 어디갔을까?
별안간 여자아이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 처럼 눈썹이 여덟 팔자로 되며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 표정이 어찌나 귀엽던지.
다섯 살 난 그 아이에게서는 엄마는 전부일지 모른다.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나름대로의 절망적인 표정. 나도 어렸을때는 엄마손과 잡은 내 손이 커다란 세상속의 유일한 믿음이었고 잠시라도 엄마를 내 시야에서 놓치면 앞이 캄캄했었고 어찌할 줄 몰랐던 5살 내 어린시절. 이제 머리가 컸다고 어머니에게서 자꾸만 떨어지려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때마다 그렇게 내가 싫고 밉고 스스로 배신감을 느끼지만 막상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나 힘들다. 그 어린시절 눈앞이 캄캄해지는 내 심정을 이해하셨는지 잡은 내 손을 절대 놓지 않으셨던. 그리고 다른아이들이 길가에서 떼쓰며 울때 한번도 길가에서 떼쓰며 울게 하지 않으셨던 우리 엄마. 시장에 함께 갈때면 그 비싸다던 바나나를 언제난 내 오른손에 쥐어주었던 울엄마.
오늘 유난히 큰 눈망울의 아이를 떠올려보며 5살때의 내 세상을 떠올려봤다.
이제는 제가 엄마의 세상이 되어줄게요.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