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잠복기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인 20대 초반에 나는 많은 우울한 나날을 보냈던 것 같다. 물론 기쁜 일도, 즐거운 생활도 많았지만 그것에서 오는 상대적인 슬픔은 나의 정체성을 망각할 정도의 심각성으로 다가왔다. 슬픔이란 면역성이 없어서 시간이 지나 깨끗이 치유되었다고 하여도 정신이 피곤할때나, 마음이 불안할때는 제멋대로 재발하는 악성이 있다. 원인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습관적으로 우울함 뒤의 슬픔은 마치 비가오고 번개가 내리면 천둥이 따라오듯 그렇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밀려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습관적인 우울함과 슬픔은 그 빈도수가 낮아지고 나의 마음도 평온을 찾았지만 잠복기가 긴 슬픔이 어느 순간 참을 수 만은 없는 표출됨으로 축적되면 이유도 모른 채 슬퍼지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나는 .. 더보기 이전 1 ··· 255 256 257 258 259 260 261 ··· 2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