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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AS

FORMATTING

컴퓨터를 하다가 시스템 오류가 나거나 속도가 너무 느려지거나 심지어 멈추거나, 그럴 때 재부팅을 시키거나 RESET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렇게 수 많은 날들을 지내고 나면 리셋버튼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심각한 시스템의 오류를 감지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최종적인 해결방법으로 포멧이라는 기능을 사용하고 운영체제를 새롭게 설치하게 된다. 사실 포멧이라는 것이 컴퓨터를 사용함에 있어서 가장 귀찮고 포멧을 안해도 '괜찮아지겠지'라는 기대심리가 포멧을 뒤로 미루게 한다. 견디다 견디다 못해 포멧을 하고 막상 새롭게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그렇게 시원하고 개운할 수가 없다. 물론 포멧을 하면서 실수로 백업을 안해 몇몇 파일들을 날려먹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충분히 보상받을 만한 행위가 된다.

2011년 새 해가 되면서, 아니, 이제 내 나이 서른하고도 두 살에 접어들면서 그간 미뤄왔던 내 자신에게 포멧을 실행했다. 포멧이라는 글자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두고 몇 번을 망설였던 지난 날들, 끝까지 괜찮아질거라는 믿음들에 대한 나의 믿음이 그것을 망설이게 했으리라. 이제 과감하게 포멧을 클릭하고 모든 걸 지워버린 채 새로운 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무겁게 올려놓아야 했던 것들을 내려놓음으로써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믿고 아껴주고 필요로하는 사람들을 봐서라도. 인간이 미련하여 내려놓는다는 행위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지만 내려놓음으로 인해 나 자신에게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 내 사람들과 함께 숨쉬며 즐겁게 달려볼란다.

나를 믿는다는 내 마음을 믿지말고 진정 나를 믿는 내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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