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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AS

별다방 된장국





요즘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밤새 작업을 하다가 출출함에 허덕일 때가 있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된장국이 생각나는 것이다. 남들은 밤새 어떤 작업이나 일을 할 때 커피를 연달아 마신다던데. 사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밤새 작업을 끝내고 책상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몇 잔의 빈 커피잔을 보면 참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렇게 멋지게 살 수 없나보다. 암튼, 그렇게 된장국이 생각나면 뭐 별 수 있나. 냄비에 약간의 물과 된장, 고추장과 후추를 살짝 풀고 MSG무첨가 조미료를 아주 살짝 넣고 끓이고 미리 썰어놓은 파를 냉동실에서 꺼내 한웅큼 집어 넣는다. 아-그 향기란.. 새벽녘에 집안에 퍼지는 된장국 향기는 아밀라아제를 다량 내뿜어 괴롭기까지 하게 만든다.

이렇게 끓여놓은 된장국을 남들 커피마시듯 나도 작업을 하면서 한 모금씩 마시고 싶은데, 또 국그릇에 먹기는 좀 웃기다고 생각했다. 마침 집에 있는 별다방 머그컵(엄청크다 -.-; 300ml는 넘는듯;;)에 그것을 따르면 양이 똑 떨어지는데, 이로써 별다방 된장국 완성! 한 모금씩 후루룩 마시면서 작업을 하면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지금도 나만의 별다방 된장국을 마시면서 이것을 쓰고 있는데 가슴 속이 따뜻하다. 그러다보니 이래저래 생각나는 것도 많고, 뭐 기분이 좋다가도 살짝 울적하기도 하고 그렇다. 주책일까. 허긴 이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참 큰웃음 줄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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