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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

ESKEY 유럽여행기 #6. 오르세미술관, 넌 감동이었어! [프랑스 파리 제5편]

2003년 11월 25일 화요일. 흐림.

여행은 언제나 즐겁지만 몸은 고달프기 마련이라 여행을 시작하고부터는 밤에 잠을 자다가 깨어난 적이 없을정도로 깊은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는 여느때보다 개운함을 느꼈다. 오늘도 역시나 창호가 깨워서 일어났다. 녀석은 언제나 잘 일어난다. 신기하게시리.

오늘 예상 루트는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이다. 루브르박물관 못지않게 아름다운 작품이 많다는 오르세 미술관. 아침으로 토스트를 먹고는 10시 30분쯤(?) 출발하여 파리의 전자상가인 Fnac(쁘낙)을 찾았다. 민기의 캠코더에 장착할 충전용 잭을 사기 위해서. Fnac은 나중에 안 일이지만 프랑스에만 있는 것이 아닌 유럽 전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하X마트처럼 전자제품들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각종 음반매장, 커피숍, 커다란 서점까지 겸비한 종합전자상가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를 져버렸던 Fnac. 조금 지난 모델이라 충전용 잭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아쉽지만 저녁에 샹제리제 거리에 있는 또다른 Fnac 점을 찾아서 구입하기로 하고 근처의 몽빠르나스역에 들러서 내일 파리를 떠나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기차 예약을 한 후 오르세미술관으로 향했다.



센느강을 따라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 그리고 커다란 시계 두개가 인상적인 오르세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은 메트로 9호선 Solferino 역이나 R.E.R C선 Musee d'Orsay역에서 하차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미술관 옆이라 그런지 다양한 퍼포먼스가 있었다. 길거리 행위 예술인같기도 한 이들은 사람들이 입장하려고 서 있는 줄을 따라 띄엄띄엄 위치해 각가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마치 석고상처럼 분장하고는 가만히 앉아있는 행위예술인.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행위예술가(?)는 파라오 가면을 쓰고 금색 쫄쫄이를 입은 남자. 그는 동전을 주면 기계적으로 90도 인사를 한다. 아무말도 없이. 가끔씩 동전을 주고는 깜짝 놀라는 사람도 있다. 크큭,


줄을 서는 동안 이러한 거리의 예술가들 덕분에 심심치 않게 기다릴 수 있다.



어떤 행위예술가는 마치 석고상처럼 얼굴과 온 몸을 하얗게 분장하고는 가만히 앉아있기도 했다. 전혀 -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호기심 많은 내가 한 5분 지켜봤지만 정말 전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마치 죽어있는 석고상처럼. 신기했다. 여자였는데 눈을 보고 싶었으나 계속 감고 있어서 볼 수 없었고, 잠시 사람인지 아닌지 착각하기도 했다.




오르세 미술관 내부. 입구에서 미술관내 지도를 배부받는다.

 

20분쯤 줄을 서서 기다려 들어간 오르세 미술관은 솔직히 루브르박물관보다 훨씬 좋았다. 루브르 박물관이 너무 커서 돌아다니기도 힘들고 감상하기에도 너무 시간에 쫒긴다면 여기 오르세 미술관은 규모도 그다지 크지는 않아서 훨씬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 나올 법한 인상적인 작품도 많아서 더욱 좋았다. 실속이 있는 느낌이랄까?



밀레의 '이삭줍기' 앞에서 셀프!



농민화가 밀레의 잘품 가운데 민중과 더불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그림. 농부의 소박한 삶을 그리고 있어서 사실주의의 원형으로 통한다. 자연스럽고 품위있는 움직임과 절제된 구도가 색채를 통해 드러내는것이 특징.



Jean-Francois Millet : L'Angelus du soir.

 

Antonie-Louis Barye : Cerf la jambe levee

 

Honore Daumier : Crespin et Scapin dit aussi Scapin et Silvestre

 

Amaury-Duval : Madame de Loynes.



Jean Leon Gerome : Jeunes Grecs faisant battre des coqs ou le combat de coqs.

 

Theodore Chasseriau : Tepidarium.

 

Alexandre Cabanel : Naissance de Venus.

 

Franz Xaver Winterluiter : Madame Rimsky-Korsakow.

 

Pierre Puvis de Chavannes : Le ballon

 

Pierre Puvis de Chavannes : Element d'une frise destinee

 

나는야 헤라클래스!



이건..싫어요?

 

2층에서 내려다 본 오르세 미술관의 전경. 예전엔 기차역이었다던데 ;;

 

Auguste Rodin(로뎅) : L'Homme qui marche.

 

오르세 미술관 속 어떤 공간. 루브르나 오르세미술관이나 건축물 내부도 이렇게 멋지다.

 

Fernand Cormon : Cain

 

Constantin Meunier : La Terre ou La Moisson

 

오르세 미술관의 일부는 걸어다니는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서 새롭고 신기한 조각을 보여준다. 역시 최고 d-.-b

 

마네(Edouard Manet) : 풀밭 위의 점심식사(Le Dejeuner sur I'herbe)



너무나 유명했던 그 당시 문제작. 마네의 이 작품이 발표된 당시에는 여성의 나체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외설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대담성과 원근법의 무시, 그리고 뚜렷한 컨트라스트는 당시 미술계의 큰 쇼크였다. 역시 될 사람은 평범해서는 안되지. 암, 그럼그럼.

 

Gustave Caillebotte : Raboteurs de parquets



Pierre-Auguste Renoir(르노아르) : Bal du Moulin de la Halette

 

고흐(Vincent Van Gogh) : 오베르의 교회(L'Eglise a Auvers sur Oise)



빠리 교외에 있는 오베르는 고흐가 생을 마감한 작은 마을이다. 단조로운 색의 하늘과 우뚝 선 교회 건물이 인상적이다. 고흐의 강렬한 터치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캬~ 역시 멋지다. 고흐님.


 

고흐의 자화상 앞에서 나도 자화상 :)



Paul Cezanne : Pommes et oranges



Paul Cezanne : Les joueurs de cartes

 

잠시 밖을 바라보니 이런 장관이!


 


멋진 벽을 배경으로 한 컷!

 

잠시 쉬고 있는 세 남자. 나는 역시나 자고있다. Zzz...

 

오르세 미술관에서 오후 5시까지 감상하다가 샹제리제 거리로 향했다. 정말 역사와 혼이 있는 오르세미술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만약 루브르와 오르세 중 하나만 관람하여아 한다면 오르세미술관을 추천한다.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파리의 어둑어둑해지는 거리풍경-

 

어둑어둑 해가 지는 하늘에 노을이 너무 너무 아름다웠다. 한 폭의 달력을 보는듯한 그 야경은 사진으로 찍기에도 아까운 풍경이었다. 우리는 각자 셀프도 찍고 서로 멋진 노을에 감탄, 감탄 또 감탄하였다^-^/



너무나 아름다워 영원히 잊을 수 없을 파리의 야경.

 

한참을 걸어 샹제리제 거리에 Fnac을 찾았으나 역시 충전용 잭은 팔지 않았다. 캠코더는 있는데 배터리 충전을 못시켜서 아쉬운 장면을 찍지 못하는 민기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얼마나 안타까울까. 그리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게 커다란 매장에 그 유명한 panasonic 제품이 없다니. 하는 수 없이 민박집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파리의 그 아쉬운 야경을 가슴에 남긴 채.


 

 


ESKEY's ⓘ 
 

*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 전화번호 : 01-40-49-48-84)

화, 수, 금,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목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45분까지,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 : 일반 7유로, 학생 5유로, 일요일은 일반, 학생 모두 5유로.
메트로 9호선 Solferino 역이나 R.E.R C선 Musee d'Orsay역에서 하차하면 금방 갈 수 있다. 사진촬영 가능, 삼각대 사용 가능. 여기서는 'no photo' 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



* 유레일 기차 예약과 시간 (필독)

유레일 패스를 소지한 사람은 정해진 기간 내에 유레일이 통용되는 나라의 기차는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레일 패스를 구입하면 각 나라간, 각 도시간의 상세한 기차 시간표가 적혀있는 'Timetable' 책자를 주는데 이를 보고 나라별, 도시별로 이동할 때 기차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어서 루트를 짜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Timetable을 절대적으로 믿지 말라. Timetable은 기간, 상황에 따라 약간의 유동성이 있으며 거기에 적히지 않은 시간에 기차가 있을 수도 있다. 참고는 하되 반드시 해당 국가의 기차역(아무역이나 상관없음)에 가서 시간을 확인할 것.

그리고 야간 이동을 하여 숙박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은 더욱 더 신중한 확인을 해야한다. 야간 이동 시 일반 좌석이나 컴파트먼트 좌석에 앉아서 간다면 무료로 갈 수 있지만 유레일 패스 소지자라도 침대칸(쿠셋)을 사용한다면 숙박비 못지않은 금액을 추가로 내야한다. 가끔 야간열차의 경우 침대칸만 있는 기차가 있을 수 있다. (이탈리아에 많음-.-;) 이럴경우에는 현명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 침대칸의 경우 1인당 20유로 정도에 상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에(예약을 할 경우 더 돈이 듦) 민박집에서 편하게 자고 갈 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더욱 아끼기 위해서라도 강행해야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좌석이 있거나 컴파트먼트가 있는 기차라면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야간이동을 강행하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무리하게 야간이동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사전에 기차역(아무 기차역이나 상관없음)에서 좌석과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Timetable에 보면 R(Reservation)이라고 쓰여있는 기차시간이 있는데 이럴 경우 필히 예약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기차를 탈 경우 예약을 안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물 수도 있으며 (예약비보다 많이 나옴) 좌석이 꽉 찰 경우(성수기때는 무조건 예약을) 해당 기차를 못 타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기차와는 달리 유럽의 기차는 예약을 할 경우 따로 소정의 예약비를 지불해야 한다. 자칫 예약비를 아끼려고 R이 적혀있는 기차를 그냥 탈 경우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므로 사전에 잘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단, 비수기의 경우 R이 적혀있다고 무조건 예약을 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 기차역에 가서 확실히 알아보라. "반드시 예약을 해야합니까?" 라고 물으면 된다. 그럼 "네, 반드시 예약을 해야합니다.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됩니다."라는 대답일 경우 필히 예약을 해야하며, "글쎄요, 제 생각에는 예약을 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라는 식의 대답일 경우 예약을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아주아주 재수가 없는 경우 자리가 없어서 기차를 못 탈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경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이는 비수기 여행자들이 참고할 내용이므로 성수기 여행자들은 skip하기 바란다.

이렇게 기차 시간과 예약을 확실히 알아보면 지출을 훨씬 절감할 수 있다. 이것도 지혜로운 배낭여행의 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 Written, Photograghed and Edited by ESKEY
Sony cybershot DSC-F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