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TAS

보통날

2009년 12월 24일 목요일. 성탄절, 혹은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드라이를 하며 아무 설레임 혹은 감정도 없이 시작되는 보통날. 하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과 가슴벅찬 크리스마스. 방바닥에 있는 머리카락들을 치우고 적당히 환기를 시키고 보일러를 외출로 누른 후 집에서 나와 시동을 걸고 거리로 나와 오늘따라 유난히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을 보며 한숨과 삐죽거림을 연속으로 내뱉으며 사무실로 향하는 보통날. 하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과 가슴벅찬 크리스마스. 모델과 짧은 대화를 나누고 컨셉을 정한 후 헤어메이크업이 시작되고 유난히 피곤한 오늘 하루 왜이럴까 생각하며 잠시동안 의자에 앉아 눈을 붙이는 보통날. 하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과 가슴벅찬 크리스마스. 열심히 촬영을 마치고 결과물에 대해 모델과 이야기를 나눈 후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스탭들과 모델에게 "메리크리스마스-"를 어색한 미소와 함께 날리는 보통날. 하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과 가슴벅찬 크리스마스. 조명과 카메라를 정리한 후 우연히 눈에 들어온 광고 팩스들을 보며 욕이라도 써서 회신하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침착하게 080-561-0100 을 누르고 하나라도 틀릴까 수신거부 일련번호를 입으로 들릴듯 말듯 또박또박 말하면서 누르고 앞으로 올 젠장할 스팸 광고 팩스를 그래도 다섯개는 더 줄였겠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나마 보람을 느끼는 보통날. 하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과 가슴벅찬 크리스마스. 이제 집에 가서 한숨 푹 자야겠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보통날. 하지만 누군가에겐 설레임과 가슴벅찬 크리스마스. 나에겐 그저 평범한 목요일. 하지만 누군가에겐 일생에 남을 추억의 성탄절. 



'NOT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FAX PLAY  (4) 2010.04.08
am 3:28  (12) 2010.02.03
초대장  (4) 2010.01.20
새로운 시작  (8) 2010.01.06
겁쟁이  (1) 2009.12.05
Gatekeeper  (4) 2009.11.18
The Secret Shadow  (8) 2009.10.27
마그네슘 부족현상  (14) 2009.10.19